인생철학

[스크랩] 시어머니를 개종시킨 며느리

기쁘리 2012. 7. 2. 16:59

 

 

 

                                                                                                         글 / 반야지

 

 

P여사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그러나 그녀의 시어머니는 독실한 불교도였다.

그것도 한국의 대형사찰에서 신도회장까지 지내신 대보살이었다.

하지만 자식들은 모두 유학파다보니 자연스레 유학생활 중에 기독교인이 되어 버렸다.

 

시어머니인 대보살님은 그 사실이 늘 못마땅하였지만 신앙의 문제는 어쩔 도리가 없었으며,

자식들은 줄곧 개종을 권하기 까지 했다.

하지만 불심도 깊고 고집까지 센 시어머님을 개종 시키는 일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는 일만큼이나 여려운 일이었다.

 

P여사는 그런 시어머님을 이해하였으며 그녀만은 한 번도 개종을 권하는 일이 없었다.

그녀는 오로지 시댁식구들을 위하여 헌신할 뿐이었다.

맏며느리인 그녀는 직장에 다니는 동서들을 위해서 힘든 김장을 도맡아 했다.

백포기가 넘는 김장을 하여 동서들을 불러놓고 나누어 주었다.

그녀의 동서들은 늘 형님에게 김치를 갖다 먹으면 그만이었다.

그래도 P여사는 불평하지 않았으며 자진해서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하였다.

봉사한다는 마음으로...남을 위하여도 봉사를 하는데 내 가족을 위하여 못할까나,

 

그녀는 시부모님께도 효성이 지극했다.

인자하신 시아버님을 유독 따랐는데,

시아버님은 자식들만 오면 옛날옛적 6.25 전쟁과 1.4후퇴 때 겪었던 얘기를 하셨는데,

한 번도 똑같지 않은 적이 없는 이야기에 자식들은 지쳐서,

"아버님, 그 얘길 또 하세요, 저도 줄줄 꿰고 있으니 이젠 그만하세요" 하며 핀잔을 주곤했다.

며느리들은 차마 그런 말은 못하니 슬그머니 자리를 뜨곤 하였다.

 

하지만 P여사는 달랐다.

그녀는 언제나 처음 듣는 얘기인듯 시아버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주었다.

거기다 장단까지 맞추어 가며 흥을 돋구었다.

"예? 아버님이 그러셨어요?...그래서요?...총알이 빗발치듯 쏟아지는데 아버님이 막 뛰어 달아나셔서 살았다구요?

 그다음엔 어떻게 하셨는데요?...등등 "

그렇게 장단을 맞추어 드리면 시아버님은 신이 나서 마치 어제의 일처럼 몃십년 전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렇게 이십년을 시아버님 장단을 맞추어 드렸단다.(난 이 부분에서 정말 감동하고 말았었다)

 

그러던 어느날 시어머님이 P여사를 조용히 부르시더란다.

"며늘아, 나도 내일부터는 교회 나가마. 우리 자식들이 다 기독교인이니 내가 가족의 화합을 위해서도 교회로 가야겠다."

"아니, 어머님.그럼 부처님께 죄송해서 어쩌시려구요"
"괜찮다. 내가 오늘 절에가서 부처님께 천배를 올리고 하직 인사하였다.

 밀린 기도비도 다 내고, 법복을 벗어서 부처님 전에 올리고 나왔다.

 부처님도 좋지만 내가 너를 보고 감동을 하여 이제 너와함께 교회에 나가기로 했단다.

어차히 믿음은 다 한가지인데 어떻겠냐, 부처님도 내 마음을 이해하실게다."

이렇게 하여 시부모님이 개종을 하여 온 집안이 한 믿음 속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비록 나와 종교는 다르지만 난 그녀를 참으로 존경해 마지 않았었다.

그녀는 나의 종교도 인정해 주었으며 대화 중에 종교문제로 부딛치는 일은 없었다.

 

또 한 사람이 있다.

D여사는 불교도 집안에 시집을 와서 자신만이 어떤 계기로 인해 기독교인이 된 여자다.

신앙문제로 부딛쳐서 많이 힘들어 했으며 이혼 까지 생각한 적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의 얼굴이 바로 예수님의 얼굴이니 자신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녀 또한 오로지 시댁 식구들에게 베푸는 일에 앞장서는 수밖에는 없었단다.

제발 개종 만은 강요치 말아달라며...더 지극정성으로 시댁 식구들에게 잘 하였단다.

 

그랬더니 시어머님이 달라지기 시작하더란다.

물론 그녀의 시어머님은 기독교로 개종은 하지 않았지만,

전에는 초파일 신도였던 분이 며느리에게 자극을 받아 독실한 불교도인으로 변해갔단다.

시어머님은 가난한 절을 돕는 것으로 자신의 소명을 삼았으며,

지금도 새로 생기는 포교당만 찾아다니면서 많은 액수의 불사를 하고 계시다고 했다.

서로의 종교에 대해서는 간섭치 않으면서 각자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D여사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요즘은 기독교가 너무 잘못하는게 많아서 부끄러워요.솔직히 한국의 기독교가 잘못 가고 있지 않습니까?

 어디가서 교회다닌다는 말도 부끄러워서 못하겠어요.

그렇다고 교회를 떠날수는 없어요. 전 성령이 제게 있음을 믿으니까요."

 

아, 이런 종교인들만 있다면 세상이 얼마나 밝아질까?

P여사나 D여사나 모두 준재벌급에 해당하는 사모님들이다.

그런데 얼마나 검소하고 소박하고 겸손한지 모른다.

진정한 부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람들이다.

두분의 모습에서 종교는 다르나 참종교인의 모습을 배웠으며 참다운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처처에 선지식이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ㅡ()()()ㅡ

 

 

출처 : 아름다운 회향
글쓴이 : 般若池 (반야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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