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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돌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 사람만이 사용하는 난방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온돌이 발견되는 곳은 한민족이 거주했던 장소인 것이다. 이번에 러시아 연해주에서 최대 규모의 발해 온돌 유적이 발견되었다. 발해 말기인 10세기의 것이라고 한다.
필자가 답사해본 바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온돌은 지리산 칠불사에 있는 아자방(亞字房)이다. 온돌 방바닥의 구조가 ‘아(亞)’자 형태로 생겼다고 해서 아자방이다. 이 아자방은 스님들이 좌선하는 선방(禪房)으로 사용되는 방이므로 서로 마주 볼 필요가 없다. 좌선 중에는 각자 사방의 벽을 향해서 앉아있도록 하기 위해서 ‘아’자 형태로 만든 것이다. 눈이 내리는 동안거철에 방바닥에 앉아서 좌선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방바닥이 따뜻해야 한다. 그것도 일정한 온도로 오랜 기간 방바닥이 따뜻해야만 좌선에 집중할 수 있다.
아자방에 한 번 불을 때면 무려 49일 동안이나 온기가 유지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온돌방으로 회자되었다. 이 구들장은 누가 만들었는가. 신라 때의 구들도사인 ‘담공선사’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구들장을 잘 놓아서 구들도사라고 불렸던 담공선사의 대표작이 바로 칠불사 아자방이었다.
애석하게도 아자방은 6·25전쟁 때 불타버렸다. 6·25전쟁 이전에 아자방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노스님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불을 지필 때는 사람이 선 채로 지게에다 장작을 메고 아궁이를 들락거릴 정도로 아궁이가 컸다고 한다. 근래에 복원한 아자방의 효력은 옛날보다 못하지만, 한 번 불을 때면 1주일은 온기가 유지된다고 한다. 한민족과 구들장은 떼어놓을 수 없다. 최근에는 ‘구들학회’까지 생길 만큼 구들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