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에서 만난 부처◈
봄볕은 따스하게 내리고 솔바람은 산 이랑을 타고 살랑거리며 불어왔다.
간벌하여 훤히 드러난 오솔길에는 줄(끈)에 매달린 연등이 길게 꼬리를 물고
산자락 아래로 이어졌다. 초파일이 가까운 모양이다.
비탈진 산길을 에돌아 내려가 작은 암자를 보고 싶었다.
이런 것도 인연일까? 끈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친구야, 저 연등을 봐. 햇볕 쏟아지는 대낮에도 연등을 매단 이유는
어둠을 밝힌다는 뜻이겠지? 등불 따라 부처의 세계로 들어오라는 무언의
계시겠지? 친구야, 한번 내려 가 봐‘
"내려가면 부처를 볼 수 있을까?"
되묻는 친구에게 나는 고개를 끄덕이다 다시 좌우로 흔들었다.
혼란스러웠다. ‘아니야, 없을 거야. 그곳에 내려가도 부처는 없을 거야.
부처란 자신이기 때문이야. 온 천지에 부처가 숨어 있어.
그대도 부처이고, 나도 부처이고, 바람도 살아 있는 부처이고, 맑게 지저귀는
새소리도 부처이고, 숲의 정기도 부처이고……
오늘은, 친구가 그 가운데에서 가장 큰 부처일 거야.
마음속에서 부처를 꺼내 봐. 평온함과 안락함을 느끼고, 자신이 행복하다고
인정해 봐. 그러면 곧 부처가 되는 거야.’
나는 살아 있음의 환희를 느꼈다.
길섶에는 봄기운이 가득했다.
보라빛깔의 앙증맞은 제비꽃이며, 예쁜 양지꽃, 연분홍 진달래꽃이 핀
산속은 살아 있었다.
가지마다 작은 이파리가 돋아나고, 도토리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가
하늘을 향해 올곧게 서 있다. 나무 틈새로 스쳐가는 공기도 달콤했다.
이 모든 것이 내게는 다 부처로 여겨졌다.
살아 있음도 부처요, 죽음도 부처였다.
쓰러진 고목에도 부처는 숨어 있었다.
살아 있음과 죽음이 공존하는 숲은 또 다른 부처의 세계다.
<<수필가 최윤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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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향기가 동네를 휘감는 기분 좋은 오월 하룻날입니다
건너 아파트 담장엔 넝쿨 장미가 손을 뻗어 유혹합니다.
마음 같아선 당장에라도 달려가 한 아름 꺾어오고 싶지만 내 것이
아니기에 먼발치에서 바라만 봅니다.
여느 달과 달리 유난히 행사가 많은 오월을 “가정의 달”이라 부른다지요?
부처님 오심을 축하하는 초파일, 미래의 꿈나무들을 보듬어주는 어린이날,
늘 갚아도 모자랄 부모님을 기억하고 효도해야 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등
감사해야 할 일도 많고 돌아보아야 할 곳도 많은 달이지만 행복한 달 또한
오월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국보 고운님!
계절의 여왕 오월에는
가정마다 웃음이 담장을 넘고, 장미향보다 더 향그럽고 아름다운 삶 가운데
건강하심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시고 하시는 사업이 번창하기를 비는 예람이의
바람이 헛되지 않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오월 첫날~~ 기억에 남을 만큼 아름답고 소중한 하루 보내시고
근로자의 날이자 주말로 이어지는 연휴 행복하게 보내십시오.(^0^)
종교의 벽을 넘어 부처님 오심을 봉축합니다.
♣김미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