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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단국대학교 건축대학 김남응교수님의 글 중 일부를 발췌한 것으로서, 모든 저작권은 김남응 교수님께 있음으로 무단 전제를 금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 '문헌과 유적으로 본 구들이야기 온돌이야기'를 참조하십시요.)
6. 구들은 한민족 문화의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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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의 우수성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그리고 전통구들에서의 많은 부분의 신비는 아직까지 제대로 연구도 되지 못한 채 사라져 가고 있다. 그러나 구들을 잘 이 해하면 한국의 주거문화의 여러 특징들을 한꺼번에 많이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많은 문화요소는 구들이 생겨난 이후에 발전된 것이며 구들은 말 그대로 우리 문화의 바탕이며 삶의 그릇이기 때문이다. 몇년전 문화체육부에서는 한국문화의 상징물 10가지를 선정 발표했다. 한복, 김치, 태권도 등 여러 가지가 선정되었지만 구들은 후보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
구들은 "상징화하기가 어려워 그런 것이 아니냐"고 모 신문사 기자는 말했다. 하기야 구들은 '보이지 않는 난방'이니 그럴 법도하다. 또한 외국인들에게 설문을 돌려 선정했다고도 했는데 구들에서 살아보지 않 은 그들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불'의 성능과 정취를 알리 만무하다. 초가지붕이 사라지고, 현대형으로 다시 지어지고, 고층아파트가 도시를 메우면서, 아름답다는 지붕의 처마곡선도, 정취 있는 장독대도, 마당도, 대청도 보기 드문 것이 되었다. 그러나 구들만은 오늘날에도 고층아파트 속에서, 단독주택에서 계승되고 있다. 그리고 '민족의 숨결'처럼 우리 문화의 구석구석에 스며 있다. 비록 아궁이는 보일 러로, 고래는 온수파이프로 바뀌고 구들이란 이름도, 그 세부명칭도, 대대로 노하 우를 물려받은 장인들도 함께 사라져 가지만. 구들은 가장 한국적인 특징, 가장 세 계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아궁이, 부뚜막, 불복(부넘기), 고래, 개자리, 굴뚝, 구 새, 구들장, 구들장이(쟁이)- 이와 같이 구들을 이루는 각 부분의 이름과 구들에 관계되는 용어의 대부분은 순수 우리말로 되어있다. 따라서 온돌이라 하지 말고 구들이라는 이름을 되찾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들 좀 쓸어라", "구들 좀 닦아 라" 또는 "구들 좀 치워라"는 소리는 어머니들의 흔한 '잔소리'에 속했다. 이로서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구들은 우리의 '옛날집'에서의 바닥난방시설 그 자체를 말하 거나 그런 난방으로 된 방바닥 또는 방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다. 일자리 를 잃고 놀고 있는 사람에게 "요즈음 어떻게 지내"냐고 물으면 "빈들빈들 구들방 만 지키고 있지"라거나 "매일 구들장만 지고 있는 신세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구들장은 고래를 덮으며 방바닥을 이루는 판판한 판석(板石)을 말하니 하릴없이 늘 누어 있는 사람은 구들장을 지고 있는 것이다. IMF로 인하여 구들장을 지고 있 는 사람이 많았다. 사정이 어느 정도 나아져 가는 모양이어서 다행이지만 구들장 을 저도 따끈 따끈한 구들장을 저야 건강에도 좋고 거뜬히 일어난다. 구들장에는 민족의 에너지, 민족의 기(氣)가 담겨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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