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할테면 해보슈

2008년 1월 11일 (금) 14:01   문화일보

“소주 한잔 가격은 200만원”… 음주운전의 경제학

‘소주 한잔의 가격이 200만원?’

지난해말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생을 만나 소주 한병으로 회포를 풀었던 회사원 A씨는 요즘 우울한 새해를 보내고 있다. 동창을 만났던 날, 음주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신호위반으로 다른 차와 충돌한 것이다. 대리운전비 2만원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 친구와는 달리, A씨는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했다.

A씨는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했지만 음주운전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예외항목에 포함돼 각종 비용은 고스란히 그의 몫이 됐다. 자동차 보험사가 사고피해자와 피해차량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하긴 했지만 음주운전사고이기 때문에 A씨는 인사사고 및 대물사고 면책금으로 각각 200만원, 50만원을 보험회사에 납부해야 했다.

그밖에 음주운전사고에 대한 벌금 200만원과 형사합의금 400만원, 자기차량 수리비 400만원, 취소된 운전면허 재취득비용 100만원에다가 할증된 자동차 보험료까지 포함하면 14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소주 한병에 7잔 정도가 나오니 A씨는 한잔당 200만원 하는 소주를 마신 셈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05~2006년 전체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0.2%포인트 감소한 데 반해, 음주운전사고는 오히려 13.3%포인트 늘었다. 1990년부터 2006년까지 16년간 음주운전사고는 연평균 9.2%씩 증가했다.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음주운전사고에 대해서는 A씨처럼 따로 지불해야 할 비용이 크다. 특히 지난해 12월21일부터 ‘음주운전치사상죄’가 시행되고 있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상해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3000만원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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