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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소령 예편. 하버드 대학의 석. 박사." 이런 나의 명함을 본 많은 사람들은 내가 미국의 중류층 가정에서 큰 어려움 없이 자라난 선택 받은 사람으로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타고난 환경은 열악하다 못해 밑바닥이었다. 경남 동래의 한 어촌에서 태어나 제천에서 중학교를 마친 나는 고등학교만큼은 죽어도 서울로 가겠다는 단식투쟁 끝에 서울의 작은아버지 댁에서 풍문여고를 졸업했다. 그러나 대학은 꿈도 꿀 형편이 못된 나에게 열린 길은 동대문의 가발공장 여직공 자리였다. 어린 시절의 나는 시골 술장사 집 딸이라는 사실에 꽤나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스스로 밑바닥 출신이라는 의식이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은 희망 없이 산다는 것이다.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스스로 보잘 것 없는 계집애라고 생각할 뻔했던 나를 다시 보게 해주셨다. 그날 선생님의 그 한 말씀 - 우리 진규는 언젠가 크게 될 사람이에요. 내가 장담합니다. - 이 없었다면 나는 정말 하찮은 삶을 살았을 지도 모른다. 희망이란 그런 것이다. 그날 그 선생님의 한 마디의 예언은 늘 '씰데없는 가시나' 란 말을 들으며 희망을 저버릴 수도 있었던, 앞이 보이지 않던 내 마음에 켜진 희망의 등불이었다. 그 등불이 나로 하여금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해 주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믿게 된 것이다. 사실 구체적인 무언가를 꿈꾸기에 내가 처한 상황은 너무나 열악 했지만 난 항상 사회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자리에 오르고 싶었다. 그래서 여자도, 또 가난하고 배경 없는 밑바닥 출신도, 꿈을 갖고 도전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나를, 아니 무수한 약자들을 괴롭히는 차별과 폐단에 맞서 보란 듯이 일어서고 싶었다. 나는 식모가 되기 위해 단 돈 백 불을 들고 미국으로 갔다. 그곳에 가면 희망이 있을 것 같았다. 웨이트레스로 일하면서 대학을 다녔다. 그러던 중 나는 한국에서 갓 건너온 합기도 선수와 사랑에 빠졌고 그리고 결혼. 1976년,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8개월 된 딸아이를 한국의 친정으로 보내고 일등병으로 미군에 지원했다. 군은 나에게 수많은 도전의 기회를 주었다. 20년의 군 생활 동안 나는 인종, 성별, 나이의 차별 없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미국, 한국, 일본, 독일 등지에서 근무하다 1996년 소령으로 예편했다. 6개의 대학을 거쳐 14년 만에 대학 졸업장을 받은 후 1990년 하버드의 석사 과정에 도전했다. 죽을 각오를 하고 하버드에 들어섰지만 하버드의 벽은 역시 높았다. 늘 벅찼고 바빴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내게 그들과의 경쟁은 애초부터 버거운 것이었다. 나에겐 하루 24시간이 부족했다. 공부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A-" 평점을 받으며 겨우 석사과정을 성공시킨 나는 더 높은 벽을 향해 도전했다. 하버드의 박사과정. 16년이라는 긴 세월을 버틴 나는 자랑스러운 "서진규박사"로 거듭났다. 내 성공의 비결은 간단하다. 시련과 고통이 내 앞을 가로막을 때마다 나는 큰 일을 할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부추기며 앞으로 나아갔다. 현실이 내가 기대했던 것과 동떨어졌을 때, 나는 그 현실을 완강하게 거부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현실과 맞서 싸웠다. 내 의지와 노력,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진정한 운명의 길'을 개척해 왔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에서도 희망을 갖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죽을 각오로 달려들었더니 내 앞을 가로 막았던 벽들이 나를 희망으로 안내하는 문이 되어 주었고 높이 솟을 수 있는 날개가 되어 주었다. 자기 자신을 믿는 힘. 이것이 삶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에너지이다. 절망과 좌절의 순간에도 스스로를 저버리지 않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지금도 나는 무슨 일에 도전하기에 앞서 항상 세 가지 리스트를 작성한다. 첫째,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둘째, 나는 이미 무엇을 이루어 놓았는가? 셋째, 지금부터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 세 가지 문제에 답할 수 있다면, 현재의 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희망에 도전하려는 나를 알고 있다면, 그 희망은 이미 절반은 이룬 셈이다. 그런 후엔, '죽을 각오'로 희망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다. 나를 파악하고 나를 장악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희망의 성취 여부를 결정하는 최대의 관건이다. "When you know 'what,' 'how' will show up!" 나는 오늘 좌절하고 있는 우리 나라의 십대들에게, 내 삶을 통해 '당장은 길이 보이지 않지만, 꿈과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다 보면 길이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꿈을 잃은 십대들에게 작으나마 분명하게 존재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은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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