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돌은 우리나라 고유의 난방법으로 아궁이에서 불을 때면 화기(火氣)가 방밑을 지나 방바닥 전체를 덥게
하는 장치이다. 모든 민가에 사용되었는데, 온돌의 채난원리(採暖原理)는 열의 전도를 이용한 것이다. 방바닥 밑에 깔린 넓적한 돌(구들장)에
화기를 도입시켜, 온도가 높아진 돌이 방출하는 열로 난방하는 것을 말한다.<편집자 주>
10월에 접어들면 가을의 깊이는 속도를 더한다.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던 여름밤은
온데간데없고, 목덜미에 스치는 바람부터 차가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첫서리라도 맞으면, 방안 깊숙이 잦아든 찬기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서
서서히 녹아든다.
우리나라의 온돌은 사실 치밀하게 계산된 난방법이 아니다. 오랜 경험과 생활에서 취득한 특유의 과학적인 사고의
단면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의식주 생활 전반을 지배하면서 주거문화를 형성하는 기틀이 되었으며, 그 생명력은 오늘날에도 퇴색하지 않고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온돌은 아궁이에 불을 때면 화기가 방 밑을 지나 방바닥 전체를 데우는 난방장치로 오랜
전통을 지닌 난방법이다. 우리 민족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거의 모든 민가에 사용되었다.
채난원리(採暖原理)는 열전도를
이용한 것으로, 방바닥 밑에 깔린 구들장에 화기를 넣어 온도가 높아진 돌이 방출하는 열로 난방하는 방식이다. 한 민족의 생활양식이나 문화가
정착되기까지는 여러 가지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온돌의 탄생 또한 예외가 아닌 듯싶다.
오랜 경험과 착오를 거친 산물
온돌에 관한 최초 기록은 513년에 저술된 중국 문헌
‘수경주(水經注)’에서 발견된다. 우리나
라의 경우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7세기 중엽 이전의 고구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온돌을 놓고
살았다고 추측된다.
한옥은 구들과 마루로 구성되는데, 기록에 따르면 오늘날과 같은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부터였다고
한다. 그 이전의 주된 생활공간은 오늘날 대청과 같은 마루방이었다고 전해진다.
온돌을 이야기할 때 부뚜막을 빼놓을 수 없다. 온돌은
사실 부뚜막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부뚜막에서 온돌이 탄생하기까지의 단계를 모두 열거할 수 없지만 갱(坑)을 파고 부뚜막의 열기를 그곳으로
통과시켜 실내를 덥혔다.
아마 부뚜막 열기를 실내까지 끌어들이기까지는 무수한 실패를 거듭했을 것이다. 온돌은 바로 그런 실험과 실패
끝에 얻어진 한국인의 노작(努作)인 셈이다.
구들의
작용원리
- 구들의 원리를 직접 불을 지핀다는 가정 하에 살펴보자. 땔감이 타면 아궁이에 공기는 가열된다. 이
열기는 연기와 함께 아궁이 후렁이 위쪽으로 빠르게 상승하게 된다.
즉, 뜨거운 공기는 상승하고
차가운 공기는 하강하는 대류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로 데워진 열기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구들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 열기는 부넹기의 좁은 통로를 지난다. 이때 열기의 이동 속력이 빨라지면서 부넹기에서 의 열기 압력은 낮아진다. 이는 과학의 원리와 맥을
같이 한다.
즉 공기나 액체와 같은 유체는 지나가는 길이 넓은 곳에서 좁은 곳으로 이동하게 되면 속력이 빨라지고 압력은 낮아진다.
따라서 부뚜막보다 부넹기에서 압력이 낮기 때문에 부넹기는 열기를 효과적으로 빠르게 빨아들여 구들개자리로 넘겨주는 역할을 한다.
- 구들개자리에서는 열기가 부뚜막에서 부넹기로 이동할 때와 반대현상이 일어난다. 부넹기의 좁은 통로에서 구들개자리의 넓은 통로로 열기가
이동하기 때문이다. 즉 구들개자리에서 열기의 속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천천히 소용돌이와 같은 흐름(와류)이 생기면서 속도가
조절된다.
일시에 고래 쪽으로 열기가 이동되지 않고 구들개자리에서 한동안 머물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구들개자리는 열기가 저장하는
창고역할을 하는 셈이다.
- 구들장 바로 아래를 지나는 위 부분의 열기는 구들장을 데우면서 여러 갈래의 고래로 진입한다. 그리고 구들개자리로 들어간 열기는 와류로
인해 그곳에 있던 차가운 공기와 열을 교환하게 된다. 이처럼 열기는 여러 개의 고래로 분배되어 들어가 방 전체를 고루 따뜻하게
해준다.
- 고래로 들어간 열기는 다시 고래 머리 부분의 넓은 공간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또 한번 열기의 이동 속력이 줄어든다. 이곳의 열기 중
온도가 가장 높은 공기가 위로 올라가 구들장 바로 아래로 서서히 흘러가면서 구들장을 가열한다. 이로 인해 공기는 점점 냉각돼 결국 고래 바닥으로
내려오고 일부는 고래개자리로 흘러간다.
- 한편 냉각된 공기가 점점 고래 바닥으로 흘러 구들개자리 쪽으로 이동하게 되면 뜨거운 고래개자리 부위와 만나 데워지고 다시 구들장 쪽으로
상승하게 된다. 고래에서 전체적으로 대류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대류현상은 아궁이 쪽이 넓고 굴뚝 쪽으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고래의 모양에 기인한다. 고래 꼬리 쪽으로 갈수록 냉각되는 공기는 고래 바닥으로 흘러 내려가면서 어느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점점
낮아지는 고래의 머리 쪽으로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 좁은 꼬리 부분의 고래를 통과해 넓은 공간의 고래개자리로 넘어간 공기는 또 다시 이동속력이 줄어든다. 여기서 여러 개의 각 고래에서
나오는 다른 온도의 공기가 한데 모여 고루 섞인다.
동시에 온도의 고저에 따라 공기는 위아래로 층을 형성하게 된다. 이때 남아있던
열기가 고래개자리 위 부분의 구들장을 가열하면서 서서히 실외 굴뚝개자리로 흘러가서 굴뚝을 통해 대기로 방출되는 것이다.
출처 : 전원속의 내집
2005년10월호